내 머리 돌려줘 ㅜㅜ + 시트콤같은내인생

아무리봐도 이 글은 어쩐지 우울한 하루로 가야하지 않을까 싶지만..(흑흑)

남자들의 로망은 찰랑찰랑 긴 생머리 여자라지요.
하지만 긴 생머리가 보기와는 다르게 얼마나 관리하기가 귀찮고 어려운지
남자들은 잘 모를꺼같아요.(특히 저처럼 숱많은 반곱슬은 더더욱. ㅜㅜ)

머리 한번 감으면 물도, 샴푸도, 린스도 많이 쓰이고
말리는 시간도 곱절은 걸리는데다가
찰랑거리는 머릴 유지하기 위해 드라이는 필수.
잦은 빗질은 말할 필요도 없구요.
->이래서 잘 안감고 잘 안나가는 거ㅇ....틀려!

그래도 긴 생머리는 제가 여자임을 증명해주는 유일한 것인데다가
(근데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거였음. 주위에선 날 머리 긴 남자로 알고있었음. 후.)
결혼식 때 우아하게 올림머리를 하기 위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슴밑까지 찰랑거리는 긴 생머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불과 한달전까지만 해도 말이죠. 으흐흑.

결혼식을 무사히 치르고 신혼여행도 다녀오고 신혼집 정리를 했더니 어느새 추석이 코앞에!!!
결혼하고 처음으로 맞는 첫 명절이라 얼마나 떨리는지요. ㅜㅜ
신혼집에 아직 한번도 안오셨던터라 시부모님을 집으로 모시기로 했는데 문제는 그때까지도 말씀 안드린 고양이 2마리;;
고양이와 함께 살아도 늘 깨끗한 집에 살고 있음을 보여드리기 위해
고양이털 하나 떨어져있지 않은 깔끔한 신혼집 만들기를 목표로 쓸고 닦고 또 쓸고 닦고를 반복했어요.

근데 청소를 하다보니 고양이 털이 문제가 아니더라구요.
고양이털뭉치보다 내 머리카락이 더 많이 빠져서 돌아다니는게 아님?
게다가 새끼손가락 반정도 길이의 고양이털보다 보아뱀이 또아리를 틀고있는 것 같은 내 긴머리카락이 더 눈에도 잘띄고. ㅜㅜ
고양이털이 그냥 커피라면 내 머리카락은 단연 T.O.P(...)

그래서 추석맞이 헤어변신 단행!
과감히 긴 생머리를 포기하고 깔끔하고 손질하기 편한 단발로 자르기로 결심했습니다.

문제는
중랑구로 이사오면서 단골 미용실들이 산넘고 물건너 바다건너 거리로 바뀐거예요.
그래서 새로운 미용실을 찾아야하는데 이게 또 쉽지가 않더란말이죠.
그래도 나름 대학가 주변이 머리를 잘하지 않을까해서
가까운 건대앞으로 가서 나름 커보이는 미용실 체인점으로 들어가 상담을 받는데
뭐가 이렇게 비싼거임?
긴머리 파마도 아니고 짧은 단발머리에 디지털펌도 아닌 일반 롤펌에 염색하는데 16만원?
그러나 가격듣고 뒤돌아 나오긴 나란 여자 너무 소심한 여자.
서울 물가의 무서움을 느끼며 '그래. 이왕 하는거 잘만 나오면 되지. 비싼만큼 이쁘게 나오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머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염색부터 하고 파마를 하는데
분명 밝은 갈색으로, 염색한 티 팍팍 나게 해달랬는데
염색 끝나고 파마할때의 머리를 보니 전혀 티가 안나(...)
그리고 단발머리를 했을때 너무 머리통에 찰싹 달라붙을까봐 살짝 파마를 넣은건데
뭔가 많이 말아(...)
'아냐. 손질이 끝난 뒤에는 괜찮아질꺼야. 아직 머리하는 중이라 이상하게 보이는걸꺼야.'
라고 세뇌하며 손질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는데 머리가 완성된 후 거울을 보는데!!
어디선가 드렁큰타이거의 '오천원'이 BGM으로 깔리면서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

오.
아줌마.
왜 날 울리는거야. (울고있어 나)
오.
아줌마.
분명 세련된 단발머리로 해달랬는데...

앞머리자른 애봉이가 요기잉네?


왜 염색한 건 표 안남?
그리고 이 어중간한 길이의 단발은 뭐임?
파마는 대체 왜 한거임?
대체 내 피같은 16만원은 어디로 흘러 들어간거임?

어느덧 시간은 10시.
머리 다시 해달라고 하기엔 시간도 너무 늦었고
흰둥씨랑 만나기로 한 시간도 다됐고
이런 실력이라면 여기서 더 손봐달라고 해도 더 나은게 나올 것 같지도 않고
내일 머리 감고 드라이 다시 이쁘게 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눈물을 뿌리며 나왔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다다음날.
머리를 감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곱게 드라이를 하고 거울을 보니!!!!
 
ㅎㅂ. 내 머리 돌려내란말야.

그 이후 정말 밖에도 안나가고 사람도 안만나고 집에서 칩거하면서
건대앞 그 미용실을 저주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다
주말에 꼭 나가야할 일이 생겨버렸습니다.
도무지 이 머리로 사람을 만날 순 없고 건대앞 그 미용실에서 머리 A/S를 받을까했지만
저런 센스와 실력의 미용실이 이 머리를 손본다고 더 나아질꺼란 보장이 없어
흰둥씨 사무실 근처가서 밥이나 먹을 겸 신사역 나갔다가
척 봐도 비싸보이는 브랜드 미용실에서 3만원이나 되는 거금을 내고 커트를 다시 했어요.
당일은 미용실 드라이의 힘인지 귀엽고 깜찍하게 잘 되었다는 생각에 아주 신나있었는데
다음날이 되니.......


나 12시가 지나 마법이 풀린 신데렐라의 마음을 알것만 같아.

귀밑 1cm 레고머리때문에 좌절하고 있으니
흰둥씨가
(눈의 초점은 사라지고 동공이 흔들리며 한 손은 호주머니에 한 손은 입을 가리고 다리를 떠는 상태로)
자기눈엔 정말정말 이뻐보인다며
꼭 노다메 칸타빌레에 나오는 우에노쥬리 닮았다며 위로해줬습니다만

 
지금 니가 닮았다는 노다메가 방상태를 말하는건 아니겠지?

위로가 되지 않네요. 흑.

뒤이은 집들이 때 용기를 내 사람들한테 머리를 보여줬는데
뽈따는 마치 귀신을 본 듯한 얼굴이었고
갱은 역시 개비웃었으며
늘 이쁘다고 칭찬해주던 케니오빠는 "허허. 허허.. 머리 얼릉 길러라."라고 했고
좋은말 이쁜말만 하는 JB는"언니 머리 왜자르셨어요?'라며 물어봤음.

후. 정말 당분간 머리 길 때까지 칩거예정입니다.
제가 왜 블로그 개근 자신있어하는지 알겠죠? 다 이놈의 머리 덕분임. ㅜㅜ
어후. 머리카락 자르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었음 좋겠어요.
요샌 오죽하면 가발을 하나 지를까라는 생각까지 합니다.

자다가 갑자기 생각하면 억울해서 허공에 발차기 백번하고 그럴때 있죠?
요즘 제가 그러고 삽니다.

 
엉엉. 내 머리 돌려줘!!!!!!! ㅜㅜ


p.s - 이 글을 저녁 7시경에 쓰고 룰루랄라 나가서 저녁 데이트를 하던 중 블로그를 확인하는데
TokaNG님의 개근다짐 찾는 댓글 발견(...)
제 짤방 중 하나가 저작권에 걸려서 글이 비공개 처리되었더라구요. 흑흑.
남은 막창 얼른 먹고 들어와서 글올립니다. 헤헤. 저 진짜 개근할꺼라니까요? ㅎㅎ

자. 그럼 아이스크림은 제가 TokaNG님한테 얻어먹으면 되는거죠?(<-틀려!)

핑백

  • 생수통소녀 비류연의 Crazy Holic. : 어떤 깨달음. 2010-10-20 10:04:32 #

    ... 쓰려고 하는 글에 딱 어울리는 짤방을 찾았을 때 글이 쓱쓱 써지는 경우가 많아요.(그래서 짤방하나 없는 컴퓨터에서 작업을 할 땐 글쓰는 의지가 푹푹 꺾이곤 하죠. 흑)어제 쓴 글도 처음 머리를 했을때의 머리상태와 싱크로율이 딱 떨어지는 짤방을 발견해서 순식간에 써내려갈 수 있었어요.그런데!!!하필 그 짤방이 저작권법에 ... more

덧글

  • TokaNG 2010/10/19 23:05 # 답글

    푸하하핫~! 결혼을 하고서도 시트콤은 쭈욱 이어지네요.
    이번이 시즌 몇이랍니까?

    짤방이 저작권에 걸려서 비공개처리 되다니, 그렇게 치면 내 포스팅도 다수가 그래야 할 텐데.;;
    어떤 짤방일까요?;
  • 비류연 2010/10/19 23:10 #

    진짜 처음 단발로 잘랐을때의 그 이상한 머리는 그 짤방 말고는 설명할 수가 없었는데. ㅜㅜ
    짤방에 방송사 로고가 박혀있었어요. 움짤이라서 지울수도 없고. ㅜㅜ


    아오. 진짜 얼릉 머리가 자라야지 아이스크림 얻어먹으러 가는데(<-어느새 이렇게 됐음)
    진짜 자다가도 하루에 몇번이고 "아오 빡쳐!"소리지르며 허공에 발길질 한다니까요. ㅜㅜ
  • oldman 2010/10/19 23:18 # 답글

    저도 앞으로 짤방 잘 써야겠군요...orz

    정말 속이 많이 상하셨겠어요...ㅠㅠ
  • 비류연 2010/10/19 23:21 #

    하드에 야동을 모으던가
    긴머리 가발을 하나 사든가
    조만간 뭔 수를 내긴 내야할듯. ㅜㅜ

    진짜 진심 속상함. 우헝우헝.
  • JEICHI OLIVER 2010/10/20 17:01 # 답글

    앞머리라도 길었으면 숏컷으로라도 자르면 될거슬 ; _ ;)
    앞머리 자른 애봉이라니! 미용사아줌마그게무슨말이오!내가애봉이라니! ㅠㅠ
    그 미용실 거울에 락카로 뺑끼칠해버리십... '_')r=3 슈욱
  • 비류연 2010/10/21 14:09 #

    저 진짜 그 미용실만은 용서 안되요. ㅜㅜ
    앞머리도 정말 거지같이 잘라서 복구도 안되고. 흑흑.
  • Lon 2010/10/20 19:29 # 답글

    어디서 하셨어요;? 거기가 은근 지뢰밭이 많아서 후문 쪽이 좀 나은데 가격이나 맘에 드는 정도가...
    사실 좀 싸기도 하고ㅠㅠ ㅂㅅㅊ 인것 같은데 거긴 저도 안 가봐서 애매 하네요
    얼른 이쁘게 기르시길 빌게요
  • 비류연 2010/10/21 14:11 #

    차라리 ㅂㅅㅊ갈 껄 그랬어요. 미*희 ㄹㄷ점 갔는데 이제 제 주위에서 여기 간다하면 뜯어말릴꺼임! ㅜㅜ
  • Lon 2010/10/21 14:48 #

    어.. 친구가 거기서 했을 때 머리 괜찮았었는데.. 저도 뜯어 말릴게요 ㅠ
    SM으로 이름 바뀐데는 좀 나아요 ^^:;;
  • 비류연 2010/10/21 14:54 #

    후. 역시 디자이너의 문제일까요.
    어쨌든 전 이제 건대앞 미용실 자체에 정떨어졌어요. 흑.
    혹시 머리 잘하는 미용실과 디자이너 아시면 좀 일러주세요. 엉엉.
  • Lon 2010/10/21 18:39 #

    미용실 추천이 굉장히 애매해서.. 전 후문쪽에 좀 저렴한 곳들 추천해드리긴 하는데.. 애매모호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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