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단기

비가 온다. 그것도 마구마구 쏟아지는구나.
이놈의 집은 이상하게 비만 오면 차단기가 내려간다.
총 9가구가 살고있는데 그 많고 많은 집 중에 왜 꼭 우리집 차단기만 내려가는 걸까?

빗소리를 들으며 TV를 틀어놓고 침대위에서 멍하니 앉아있는데
무슨 말인지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는 영어만 줄창 뱉어내는 화면과
뱃속에 반찬이며 각종 먹을 것들을 가득가득 담은 채 윙윙 돌아대던 냉장고와
내내 환한 빛을 비추며 내 얼굴 반대편에 그늘을 만들어내던 형광등 불빛이
일순간 다 꺼져 버렸다.
그리고 정적이 찾아왔다.

비만 오면 내려가는 우리집 차단기처럼,
나도 비가 오면 내 안의 무언가가 툭- 내려앉는 걸 느끼곤 한다.
수만가지 해야할 일들과
쉬운 듯 하면서도 여전히 어려운 관계에 대한 부분과
점점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내 미래에 대한 고민들로
쉴세없이 돌아가던 내 머릿속이
일순간 멈춰 버렸다.
그리고 단 한가지 생각만 강하게 들었다.
'난 지금 무얼하고 있는가'

한참을 답도 나오지 않는 그 생각만 골똘히 하다가
뒤늦게 휘적휘적 건물밖에 나가서
다른 애들은 다 이쁘게 오른쪽을 향해서 있는데
얄밉게 혼자서만 삐죽이 왼쪽을 향해있는 우리집 차단기를 바로하고
집에 와서 불을 켠 후 거울을 보는데
참 볼품없는 한 사람이 서있더라.
어디로 나아가야할 지 방향을 잃은, 공허한 눈빛을 가진, 생기가 없는 사람.

문득 내 모습이 무척이나 싫어졌다.
이렇게 살려고 한 거 아니었잖아.
이렇게 방향을 잃고 헤매면서 시간만 보내는 그런 바보가 아니었잖아.

이렇게 청승떨며 훌쩍이는 약해빠진 내 모습이 정말이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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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잘라볼 까 고민중입니다.
이왕이면 확 다 잘라버리고 싶은데
괜히 다 끝난 커피프린스 은찬이 따라한다고 할까봐;; 숏커트는 패스.
단발로 잘라볼까 하는데,
주위 반응이 가지각색 ㅜ_ㅜ

머리 자르니까 실제나이보다 더 늙어보여서 별로라는 사람도 있고
머리 자른게 더 어려보이고 발랄해보이지만 분위기는 덜하다는 사람도 있고
작년 삭발위기에서 겨우 벗어나서 1년간 제법 잘 길렀는데
이런 순간의 기분으로 확 잘랐다가 또 후회할 것 같기도 하고...
괜히 고민중입니다.

혹시나, 제 블로그를 꾸준히 오셔서 제 머리의 변천사를 지켜보신 분들;;
머리 자를까요~ 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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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르면... 조금은 새로워질 수 있으려나요...
by 비류연 | 2007/08/29 03:38 | ┃ⓩ어쩐지우울한하루 | 트랙백 | 핑백(1)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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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 .. at 2008/04/02 12:22

... . 계량기가 그렇게 나오는 걸 어쩔 수 없다며, 왜 아가씨 계량기만 고장나겠냐면서-_-; (<-전 충분히 이해가 가는데 말이죠. 우리집만 온수끊기고, 우리집만 비오면 차단기 내려가고. 완전 난리부르스라구요. -_-) 이번 한 달간 지켜보자고 하시네요. 그래서 조만간 보일러 같이 살펴보고 계량기 확인하기로 약속하고 4월 한달간 보일러 안쓰고 살아보겠 ... more

Commented by TokaNG at 2007/08/29 03:48
비는 정말 사람을 많이 센치하게 만드나봐요..;;
비가 오는데 불까지 꺼지고 고요한 적막이 찾아오면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죠...;;

전 개인적으론 지금이 젤 보기 좋은걸요??
기분전환 한다고 머리를 자르기보단 어디 바람이라도 쐬러 나가심이..
긴 생머리는 로망이니까요~=ㅂ=
Commented by 나무벌레 at 2007/08/29 03:53
기분전환할때 머리 스타일을 바꾸는 것도 한 방법이긴 하더라.
어릴땐 머리 색을 바꾸곤 했고,
또 그 담엔 멀쩡하던 머리를 아주 짧게 잘라 선머슴처럼 변하기도 하고,
요즘은 나이먹어 그럴까. 그냥 소심하게 파마나 하지만

그래, 미용실에서 살랑살랑 머리 흔들며 나오는 그 순간이 좋아서.
Commented by 스칼렛 at 2007/08/29 04:44
...그거 어디 전기 합선해서 새는 거 아닙니까?-_- 아무래도 비가 오면 누전되고 과부하가 걸리는거같은데.
Commented by 히카리 at 2007/08/29 06:18
조금만 다듬는 건 좋을 것 같아요. 전 앞머리 잘랐더니 확실히 기분 전환 되더라구요>_<
Commented by 작은꿈 at 2007/08/29 08:42
삭발은 참으세여...;;;;;
긴게 보기 좋습니다. 남자들은 긴머리 여자를 좋아해요~ +_+/
Commented by nabiko at 2007/08/29 09:00
기분전환엔 숏커트가 짱입니다.얼굴이 예쁘시니 뭐든 잘 어울리실 것 같은데요?
Commented by itisme at 2007/08/29 09:01
때로는 작은 일탈이 필요할 때가 있지요...
숏!!!
Commented by Naple at 2007/08/29 09:37
1. 차단기 자꾸 그러면 집주인한테 한번 물어봐
2. 스타일을 바꿔서 기분 전환이 된다면야 과감하게 시도해보는 것도 좋지
3. 후배 중에 한명이 예전에 은찬이 스타일 머리하고 댕겼는데 다른 머리 하고 다니다가
요새 다시 그렇게 하고 다니니까 사람들이 '은찬이 머리'라고 그란다고 신경질 내더라
원래 자기 머리라고 그카면서.. ㅋㅋ
Commented at 2007/08/29 09:4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아르메리아 at 2007/08/29 10:14
으흠. 그냥 기르는 게 더 나을 거 같은데 끝만 살짝 치는 건 어때요'ㅅ')?
Commented by Naive at 2007/08/29 10:23
비류연님은 확실히 긴머리가 더 어울려요~
Commented by mini at 2007/08/29 10:24
끝 살짝 치고, 염색을 해보세요~ 이쁘게. ^^
Commented by 석양무사 at 2007/08/29 10:34
데프콘 머리 강추. 흐흐흐
Commented by 하늘처럼™ at 2007/08/29 11:28
훔.. 긴머리가 더 이뻐..
굳이 자르겠다면 말리진 않아요 ^^
Commented by 하얀이슬 at 2007/08/29 12:18
..중요한건 남자친구의 취향이 아닐까요!?

...전 개인적으로 단발을 선호합니다만..=ㅁ=;
특히 배구부 머리를 좋아해요..=_=;
Commented by 死요나 at 2007/08/29 12:52
비가 왔군요.
기분전환이 되려면 본인의 의사가 중요하겠죠? ^^
Commented by 오스카 at 2007/08/29 17:16
삭발. =3=3=3
Commented by 포차쿠 at 2007/08/31 08:12
어깨까지 오는 머리.
지난 겨울 스딸~ 그게 최고!!!
Commented by 緣/affinity at 2007/08/31 23:07
남자친구분 허락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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