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사람목소리가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다썼는데 한번 날려먹었더니 완전 허탈..OTL)

자취를 시작한 지 벌써 한달하고도 20일째.
여전히 파란만장하고 시트콤스러운 자취생활을 영위중입니다. ^^

재래시장에서 싸다고 와구와구 구입한 대파와 양파덕분에
식탁에 양파볶음과 대파라면이 자주 오르긴하지만 그래도 한층 요리스킬이 업그레이드 되었고,
쉽게 잠오지 않는 밤. 혼자 야식이며 칵테일이며 만들며 파티도 하고,
청소며 설겆이며 빨래 등 살림솜씨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단점이 있다면...
혼자 살다 보니 말할 상대가 없어 말할 시간이 극도로 줄어들었다는 거예요.

처음에는 야식만들며 요리프로의 진행자처럼 원맨쇼도 하고,
개그프로 틀어놓고 박수치며 깔깔거리기도 하고,
MP3 파일 랜덤재생 해놓고 '도전 100곡!'을 하면서 혼자 잘 놀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입을 여는 시간이 적어지네요.

사람들과의 소통은 주로 메신져로 합니다.(최근에는 미투데이도 한 몫 하지요. ㅎㅎ)
주로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보니 메신져로 수다. 또 수다. 또 수다...
이렇게 손가락이 부지런해지는 대신 입은 더더욱 게을러지기만 하네요.
이러다 입에 거미줄 치는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ㅎㅎ(아, 매일 뭘 먹어대니; 입에 거미줄 칠 일은 없겠군요;;)

늘 사람들과 이야기하니 외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
가끔은 사람목소리가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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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때 걸려오는 전화 한 통은 절 무척이나 기쁘게 합니다. (최근 제게 걸려오는 전화의 70%는 이글루 지인들이군요. 허허;)

어제 저녁 먹은 후 책을 살 일이 있어서 집에 있는 도서상품권 가지러 왔다가
또 컴터앞에 눌러붙어 밸리 돌고 있는데
갑자기 걸려온 한 통의 전화.

"001-1818-*******"

낯선 001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1818'이라니. 엉엉-
(사실 1818의 압박때문에 001은 생각도 못했음. 그냥 010일꺼라 지레 짐작-)

누가 이런 요상한 번호로 전화를? 해서 받았더니 낯선 남정네의 목소리가!!!

"안녕하세요. XXX입니다."
.........일단 이름부터 밝히는 상대방. 누군지 모르겠;;; 어조로 보아 역시나, 보험회사였던게냐! 아님 카드회사인건가!

"어익후. 절 기억못하시는군요."
.........이 멘트는 고등학교 때 미팅 후 전화번호를 건내주고 몇주 후 전화왔던 남학생과 동일한 멘트잖아!

"하하. 저 하로君입니다."
.........아! 멋진 칵테일들을 소개시켜주시는, 늘 여성블로거의 비율이 70%가 넘는다는 인기블로거 하로君님?

하로君님이 포스팅 하고 난 뒤 곧바로 제 답글이 달리자 왠지 한가한 시간대인거 같아서 전화주셨더라구요.
(저야 한가한 시간대인 저녁 7시 반이었지만, 미국에 계신 하로君님은 새벽 3시가 넘은 야심한 시간;)
예전에 제게 초콜렛과 bar tool set를 보내주실 때 연락처를 남겼었는데 잊지않고 계셨군요! ^___^

처음에는 나름 조신하게 전화 받았었는데
부산 처자 비류연이 어디 가겠습니까. 곧 경상도 억양 마구마구 섞어서 푼수같이 깔깔거리며 수다를 떨었습니다.

제가 상상했던 하로君님은 대단히 과묵하고 조용하고 목소리가 쫙 깔려서 중후한 이미지였는데
실제로는 목소리에 장난기가 가득하고 유쾌한 분이셨어요 +ㅂ+
처음 전화통화한거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었습니다.  :)

전화 한 통으로 행복지수 급격히 상승.
사람목소리라는게 이렇게 기분좋고 정겹고 따뜻한 느낌이라는 거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___^

사람목소리가 사무치게 그리운 나날이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기에 늘 행복한 나날들입니다.

p.s- 할머니 칠순 기념 식사 및 작은 할아버지 칠순 잔치로 인해 곧 강원도로 출발합니다.
당분간 원시인이 되겠군요. 흑- 그동안 다들 잘 지내시길 바래요. 엉엉-
by 비류연 | 2007/03/23 14:10 | ┃ⓡ시트콤같은내인생 | 트랙백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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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izar at 2007/03/23 14:16
오호호.. 전화한통으로 행복해지시다니.;;
저도 언제 전화나 해드릴까요?;;;

그나저나 강원도...;;; 잘 다녀오세요..;ㅁ;
Commented by TokaNG at 2007/03/23 14:27
저도 전화 한통이 그립습니다..ㅜㅡ
Commented by 하늘처럼™ at 2007/03/23 14:35
아.. 그래서 강원도 가는구나..
전화라.. 업무전화가 많아서 전화와는 좀 멀어지고 싶어.. -_-;
Commented by 석양무사 at 2007/03/23 14:46
목소리? 그놈 목소리?
Commented by Lane at 2007/03/23 14:46
네비게이션을 한 개 사십시오.
솔찮히 수다스럽더군요.
충분히 대화 상대가 될 겁니다.
대신에 들고 동네를 몇 바퀴 돌아야 된다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만, 꾸준히 말을 걸어줍니다.
Commented at 2007/03/23 15:0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아르메리아 at 2007/03/23 15:25
그 생활을 4년째 하고 있어요. ㅠ_ㅠ
Commented by Lohengrin at 2007/03/23 16:09
제가 전화하면 빨리 끊고 싶어하시면서 ㅜ.ㅜ
Commented by 하로君 at 2007/03/23 16:18
즐거운 통화였습니다. =)
처음같지 않게 신나게 떠들 수 있었지요.
역시 공통된 관심사라는 것은 좋은 것입니다! >_<
사람의 목소리라는 것은 좋은 것이지요~
Commented by Yuius at 2007/03/23 16:22
저도 말은 거의 안하고 메신저로만 떠드는 바람에..언어 능력이 점점 퇴화되는것 같아요 ㅠ_ㅠ
Commented by 똘기 at 2007/03/23 16:43
헐.. 저완 정 반대시군요...
전 전화통화 딱 싫어하는데..
심지어는 엄마 아부지까지 전화해서 화내시는데 이젠 포기하신듯해요... ㅋㅋㅋ
별루 할말이 없거든요..

좀 지나서 혼자인게 적응되시면 저처럼 될지도 몰라요... -_-
그래서인지 전화통화 엄청 못하고 싫어해요...
집에 있을땐 잘 안받기도 해요.. ㅡ.ㅡ 집전화도.... 그래서 많이 혼나기도 하지만요... ㅋㅋㅋ
Commented by 하얀이슬 at 2007/03/23 16:52
강원도..........OTL
저주받은 땅 강원도에요ㅠ.ㅠ
벗어나고싶어!!!!

Commented by 검쟁이 at 2007/03/23 16:57
심심하면 전화하세요~
전화번호는..114로..ㅋ
Commented at 2007/03/23 19:3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7/03/23 20:0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달바람 at 2007/03/24 11:40
사람 목소리가 그리우시다니, 뭔가 여러모로 서글픈 글이로군요.
Commented at 2007/03/24 12:5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jjay at 2007/04/04 21:15
전 왠지 전화가 무서워서 왠만하ㅕㄴ 안 받는답니다.
자꾸 안 받으니까 이제는 아예 전화가 안 와요.
하지만 전화에 대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정말 친한 친구라도 저는 덜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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