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잊는다는 것.

사람을 잊는다는 것.


한때는 연필로 쓴 것을 지우개로 흔적없이 깨끗이 지우는 일과 같다고 생각했었다.
사람도 언제든지 만나고 알고 사랑하다가
사랑이 식어가고 상처를 받고 이별을 경험하게 되면 깨끗이 지우면 끝이라고 생각했던
철없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살아보니까 사람을 잊는 다는건
마치 볼펜으로 쓴것을 수정액으로 지우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틀린 부분을 수정한 뒤 수정액이 채 마르기 전에 그 위에 무언가를 쓸려고 하면
수정액이 밀리고 번져서
원래 쓰려고 했던 것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수정액으로 가리워진 부분까지도 드러나 버리는 것처럼
한 사람을 잊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사람을 받아들이려고 하니까
새로운 사람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잊고자 했었던 기억까지도 새삼 떠올라 날 괴롭히곤 한다.








난 참 잘 '마르지 않는' 수정액을 가진 사람인가보다...

by 비류연 | 2006/01/12 15:12 | ┃ⓩ어쩐지우울한하루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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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하늘처럼™ at 2006/01/12 15:36
오늘따라 비류연양 생각나서.. 보고 싶었는데..
잘 있는거라.. 생각하고 싶은데.. 그래도 되나요?
Commented by 작은꿈 at 2006/01/12 15:48
마를때까지 기다리세요.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굳게 마를때까지요...
Commented by 마른미역 at 2006/01/12 15:50
요즘에는 '수정 테이프'도 있는데... 하나 선물해드릴까요?
Commented by 지족마님 at 2006/01/12 16:13
깨끗하게 먼가를 없애는것도 별로 그리 좋은건 아닌가봐요. 그게 지워지면 그때의 내 시간들도 지워지는거니까..
꼭 지워야한다면...
음..... 모르겠네. 전 그렇게 강제적으로 멀 한다는거에 아직 거부감이 있나봐요.
Let it be..
Commented by Orchis at 2006/01/12 16:14
수정액 아래의 기록은 없어지는것은 아니죠.
하지만, 비록 수정액 아래의 기록이라도
그 기록이 있기에 지금의 비류연님께서 있는 것일 꺼에요.
비록 수정액이 밀리고 번지더라도...
언젠가는 그 수정액 자국을 보면서
그냥 좋은 기억만을 떠올릴 수 있는
그런 날들이 올꺼에요.
꼭 그러기를 바래요. :)
Commented by 풍류가주한아 at 2006/01/12 20:55
수정액은 언젠가 떨어지지만 그 아래 흔적은 조금은 깍아 내리며 떨어져 나가지요.
Commented by 석양무사 at 2006/01/13 10:13
좀 아프지만 칼로 긁어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래도 수정액 바르게 나은 겁니다.
Commented by 천의광기 at 2006/01/13 11:48
그동안 격조했습니다 ^^ 제가 회사에 취업을 하게되서 근 삼개월가까이 이글루스에 들어오지를 못했습니다. 이런저런일이 있었습니다만 다시 이글루스를 열려 하니 시간이 나실때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월 16일정도부터는 다시 이글루활동을 재개할것 같습니다. 따로 남길 방법이 없어 여기에 덧글을 남김을 이해해주세요 ^^ 그럼 좋은 주말되시기 바랍니다
Commented by 꿀맛의하늘™ at 2006/01/13 18:36
그러게요... 그래서 세월이 약이란 말이 맞는 말인거 같습니다.
잊는것이든, 시작하는것이든......
Commented by 꿀맛의하늘™ at 2006/01/14 00:59
하고싶었던 말이 빠졌군요...ㅋㅋ
천천히.....여유를 가지고...천천히 다시 시작해보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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